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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 유통업계 아듀

by land taker 2024. 12. 29.

이번에는 2024년 국내 유통업계를 결산해보는 차원에서, ‘고물가’와 ‘소비심리 위축’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 해를 어떻게 돌파했는지 다각도로 살펴본 내용입니다. 롯데·신세계를 필두로 한 오프라인 기업들의 ‘빅 블러(Big Blur)’ 전략, 편의점과 창고형 할인점 중심의 ‘초저가 경쟁’, 위메프·티몬 사태로 드러난 e커머스 위기, 중국발 초저가 공세, K-브랜드를 향한 러브콜 강화 등 다양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.


1. “빅 블러”가 이끈 오프라인 유통의 재도약


1) 업태 경계 파괴: 복합쇼핑몰 시대
• 오프라인 ‘투톱’의 변신
오프라인 시장을 대표하는 롯데와 신세계는 2023년 내내 ‘복합쇼핑몰’ 전략으로 주목받았습니다. 백화점, 쇼핑몰,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해 ‘하나의 쇼핑 공간’으로 기획하는 일명 ‘빅 블러(Big Blur)’가 가속화된 것입니다.
• 롯데백화점 수원점(타임빌라스): 기존 백화점 매장을 전면 재단장해 식음료(F&B) 및 체험형 팝업존을 대폭 강화했습니다.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“경계를 허무는 쇼핑 공간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”이라며 기존 백화점의 정형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.
• 신세계 이마트 죽전점(스타필드마켓): 이마트 1등 점포인 죽전점을 ‘스타필드마켓’ 형태로 리뉴얼해, 전형적인 대형마트를 넘어 레저·엔터테인먼트, 식음료, 체험 시설이 집약된 복합쇼핑몰로 변신시켰습니다.

2) 오프라인 방문 유도: “체험”이 답이다
•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은 막강하지만, 오프라인이 가진 ‘현장 체험성’과 ‘오감 만족’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입니다.
• 명품관·팝업 스토어부터 테마파크·레저 시설까지, ‘쇼핑 외+α’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동인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.

2. 불붙은 “초저가 전쟁”…편의점 PB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


1) 편의점 PB “가성비” 강세
• 고물가 시대, ‘짠물소비’ 확산
2023년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·에너지 비용 상승이 이어지며,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‘짠물소비’ 트렌드가 자리 잡았습니다.
• 편의점 PB 상품 급성장
GS25, CU,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초저가 PB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.
• GS25는 올해(1~11월) PB 매출이 전년 대비 60.9%나 늘어났고, 세븐일레븐(35.0%), CU(21.5%)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.
• 대형마트나 기타 할인점 대비 입점 공간이 제한적인 편의점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, 기존 브랜드 제품 대비 20~30% 저렴한 ‘가성비 상품’을 찾는 고객층이 늘었습니다.

2) 할인점·아웃렛도 “초저가” 경쟁 가세
• 이마트 트레이더스, 이랜드 팩토리 아울렛, 다이소 등 창고형·초저가형 업체들도 ‘가성비 쇼핑’에 민감해진 소비자 니즈를 적극 공략했습니다.
• 회원제 할인점에서 초저가 PB를 추가로 개발하거나, PB 상품 판촉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사이에서도 ‘유통 전쟁’이 벌어졌습니다.
• 1000~5000원대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하는 다이소는 중소·중견 기업들과 협업해 PB 품목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.

3. K커머스 흔든 “C커머스”의 급부상


1) “티메프 사태”로 본 오픈마켓 위기
• 위메프‧티몬 정산 지연 사태
올해 상반기 위메프, 하반기 티몬에서 잇따라 협력사 정산 지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. 수개월간 입금이 밀리면서 중소 셀러들이 영업에 타격을 입었고, 오픈마켓 전반의 신뢰도에도 금이 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.
• “투자 유치→출혈 경쟁” 전략 한계
외형적 거래액 확대에만 집중해온 일부 중견 e커머스 업체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, “실적 없이 무리한 마케팅과 할인 쿠폰 경쟁에 의존했던 방식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이 드러났습니다.

2)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‘초저가 공습’
• C커머스(중국발 커머스) 위협
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시장에서 월간활성이용자(MAU)가 968만 명(지난 11월 기준)에 달하며, e커머스 플랫폼 순위에서 G마켓·11번가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(1위는 쿠팡).
• 알리익스프레스: 중국발 초저가 제품부터 ‘수수료 제로’ 정책으로 한국산 상품까지 유치, 가격·품목 다양성으로 급성장.
• 테무(Temu): 월간활성이용자 733만 명을 돌파해 11번가를 추격 중입니다.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물류·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.
• K커머스 “내실 다지기” 절실
기존 e커머스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를 보전하던 ‘유통 수수료 인하 전쟁’ 대신, 충성고객 확보 전략과 차별화된 큐레이션 서비스 등 내실 경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.

4. “K-브랜드” 가치 폭등…제조-유통 역학관계의 변혁


1) 런던베이글뮤지엄, 무신사 등 신규 브랜드 부상
• ‘앵커테넌트’가 된 강력 브랜드들
전통적으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입점 브랜드를 선정·통제하며 우위에 있었지만,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‘핫’한 개별 브랜드가 역으로 유통사에 입점 조건을 제시하기도 합니다.
• ‘런던베이글뮤지엄’과 같은 이색 베이커리 브랜드는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F&B 아이콘이 되었고, 각 백화점·쇼핑몰이 임대료 혜택을 주면서까지 유치하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
•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자사 PB·단독 브랜드 기획 등 콘텐츠 확장력을 갖추며, ‘옷은 무신사’라는 인식을 만들어 유통업체를 압박하는 구도입니다.
• K-브랜드 확산과 유통 지형 변화
무신사, 런던베이글뮤지엄 등은 국내 고객은 물론,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. K팝·K드라마에 이어 K-라이프스타일 자체가 트렌드가 되면서, ‘브랜드 파워’가 유통업계의 판도까지 흔드는 양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.

2) 앵커테넌트(핵심 매장) 유치 경쟁 격화
• 대형 유통사, ‘콜라보’ 선호
과거에는 대형 유통사가 들어오라고 하면 중소 브랜드가 줄을 섰지만, 이제는 반대인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.
• 백화점·쇼핑몰은 확실한 집객 효과를 내는 브랜드나 콘텐츠를 ‘앵커테넌트’로 삼아 소비자 방문을 유도합니다.
• 이런 브랜드들이 조건을 내걸고 입점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 만큼, 양측의 ‘협상력’이 대등해지는 분위기입니다.

5. 2024년 이후 전망: “정체기 vs. 재도약” 갈림길

1. 오프라인 “빅 블러” 행보 지속
• 롯데·신세계 외에도 현대백화점 그룹, 중견 유통업체 등도 복합쇼핑몰·엔터테인먼트 중심 공간을 확대하며 오프라인 생존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.
• 인건비·임차료 부담에도 불구하고,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통해 소비자를 유입하는 시도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.
2. 초저가 경쟁 격화와 PB 시장 확대
•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, 편의점·대형마트는 물론 e커머스 플랫폼까지 초저가 PB 강화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.
• 다만 출혈 경쟁이 지나치면, 2023년 티몬·위메프 사태처럼 자금난이 다시 불거질 수 있어 ‘적정 이윤 확보’와 ‘재무 건전성’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.
3. C커머스의 더욱 거센 공습
• 알리익스프레스, 테무 등 중국발 플랫폼의 공격적 마케팅이 이어지면, 국내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.
•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으나, 중소 셀러 입장에선 더 낮은 수수료와 글로벌 판로를 찾기 위해 중국 플랫폼에 몰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.
4. K-브랜드·K-콘텐츠 확장
• 런던베이글뮤지엄, 무신사처럼 ‘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’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며, 이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구도를 흔들 것으로 보입니다.
• 유통업계는 이러한 핵심 브랜드를 유치·협업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힘을 실을 전망입니다.

마무리: “새 판을 짜야 할 때”


2023년은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도, 국내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변화의 물결을 체감한 해였습니다. ‘오프라인 빅 블러’를 통한 새로운 활로 모색, ‘초저가 경쟁’으로 인한 가격 파괴, 중국발 초저가 공습(C커머스)과 티모·위메프 사태로 대변되는 e커머스 신뢰 위기, 그리고 무신사·런던베이글뮤지엄 같은 K-브랜드의 ‘앵커테넌트’ 역할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전개되었습니다.

향후에도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와 국내 인플레이션 우려, 경쟁 심화 등의 요인이 숱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. 그럼에도 유통업계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:
1. 경험 중심 오프라인 매장 강화
2. 초저가 vs. 가치소비(프리미엄) 양극화 전략
3. 스마트 물류‧큐레이션 기반으로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확보
4. 강력한 K-브랜드와의 협업
등이 필수 과제로 거론됩니다.

변화의 속도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으며,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시장 환경이 재편되고 있습니다. 2024년 이후 국내 유통업계가 어떤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,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.